Independence Day 2016, Starbucks Korea


Blue and white porcelain is a prominent ceramic style during Joseon Dynasty. For the Independence Day 2016 collection for Starbucks Korea, the layout and illustration style from those porcelains are used, along with the Geon Gon Gam Yi (meaning heaven, earth, water, fire) pattern from the Korean flag. 
By combining the fluid illustration in ultramarine and the geometric shape of Geon Gon Gam Yi in dark silver metalic, a modern twist is added to this very Korean collection.

©2015 Starbucks Coffee Company
스타벅스 광복절 MD 논란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2016.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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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that someone stole your design.”
지난 5월 제가 받은 메세지입니다. 마드리드에 있는 한 호텔에서 제가 작업한 Quite Lovable 브랜딩을 도용했다고 어떤 낯모르는 외국인이 제보를 했네요.
이것을 비롯하여 몇달에 한번 꼴로 지인들 혹은 위의 경우처럼 모르는 사람들도 저에게 표절 제보를 합니다. 모 용기회사에서 스타벅스 14주년 디자인을, 모 영화관에서 15주년 디자인을, 모 음료회사에서 RTD 주스 디자인을, 모 레스토랑에서 체리블라썸 디자인을 베꼈다 등등.
저도 “그러게요. 비슷하네요”라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열에 아홉은 카피가 아닙니다. 컨셉이나 디자인 스타일이 좀 비슷한 경우는 많은데, 그 스타일을 제가 전세낸 것이 아니거든요. 다만, 컨셉, 스타일, 컬러, 레이아웃 등 겹치는 부분이 많아지면 “음, 좀 베꼈군”이라는 생각이 들지요.
위에서 말한 마드리드 호텔도 제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습니다. 로고에 양을 사용했고 코랄빛 컬러를 사용하긴 했지만, 솔직히 제 디자인을 참고했다고도 생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아닌 일반인의 눈에는 그게 비슷하게 보일 수 있나 봅니다.

서론이 길었죠. 
ㄷ모 업체에서 스타벅스의 광복절 MD가 자신의 물병을 따라했다고 하네요. 대기업 횡포 앞에 무력한 또하나의 스타트업 피해 스토리인가요? 제가 광복절 MD 디자인을 한 사람이고 저는 더이상 스타벅스 소속이 아니므로, 기업의 입장 발표가 아닌 솔직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글은 스타벅스의 입장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개인의 의견입니다.

저는 올해 2월까지 스타벅스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고, 현재는 디율이라는 디자인 스튜디오(www.deyool.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관계만을 따지자면, 광복절 디자인은 2015년 10월 2일에 완료되었고, 바로 업체에 넘겨 제작을 시작했기 때문에, 2016년 2월 스타벅스에서 미팅을 하면서 자신의 컨셉을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는 ㄷ사의 타임라인과 맞지가 않습니다. 
2015년 8월 중순, 스타벅스 플래너 인쇄를 위한 중국 감리 출장 중 교정 샘플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광복절 MD 스케치를 시작했고, 그것을 토대로 9월 7일 컨셉 보드를 만들었습니다. 9월 14일 1차 시안이 나왔고, 스타벅스 결재라인과 미국 본사 컨펌을 거쳐 10월 2일 인쇄용 파일 작업까지 완료했습니다. 이 모든 날짜는 기록으로 남아있고요.

2016년 초 ㄷ사가 스타벅스 사무실을 방문했을 당시, 벽에 붙어있던 제 디자인을 보고, 혹은 선반에 놓여있던 샘플을 보고, ㄷ사가 오히려 스타벅스 컨셉을 따라한거라고 제가 무턱대고 주장하면 어떨까요?   

그런데 제가 정말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누가 먼저 디자인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도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누군가 나와 비슷한 디자인을 하면 맘이 상합니다. 내가 생각하던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이 먼저 발표하면 억울하기도 하죠. 제가 고등학교 때 도자기로 캐릭터까지 만들었던 스토리가 있었는데, 그게 몇년 후 출간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신”과 너무 비슷한겁니다! 혼자 좀 슬펐죠… 때로는 내 작업에 대한 애착이 지나쳐 내가 만든게 세상에서 제일 훌륭해 보이는 아티스트의 늪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제 디자인이 이 세상에서 나 혼자만 만들어낼 수 있는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디자인한 스타벅스 RTD 주스처럼 꽉차여진 타이포그래피 스타일의 컨셉은 다른 사람도 충분히 생각해낼 수 있습니다. 다만 거기에 손글씨 느낌의 한글을 적용하면서 법적표기사항까지 타이포그래피 요소로 활용하고, 레이아웃을 디자인함에 있어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완성도를 구현함으로써 다소 일반적인 스타일이 저만의 디자인으로 거듭나는 것이지요. 
한끝 차이입니다.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들이 그 차이를 이해하기는 힘들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ㄷ사도 청화백자 컨셉이라는 단편적인 공통점만으로 스타벅스를 탓한 듯 합니다. 
그런데… 청화백자가 ㄷ사의 전유물인가요?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조선시대의 항아리들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또 하나의 사람으로서, 제가 청화백자에서 영감을 받을 수 없는 건가요?

저는 ㄷ사와의 미팅에 참여하지 않았고 미팅 사실도 이제서 알게 되었지만, MD팀이나 디자인팀의 누구도 “어떤 업체에서 백자 컨셉의 물병을 준비하고 있더라”며 우려를 표하지 않았습니다. 특이할게 없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도 없었던거죠.

반대로 뒤집어서, 스타벅스 광복절 MD가 출시된 후 ㄷ사의 물병을 누군가 보고 저에게 표절 제보를 했다면 어땠을까요?
저는 ㄷ사가 제 컨셉이나 디자인을 카피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청화백자 컨셉은 ㄷ사만의 것도 저만의 것도 스타벅스만의 것도 아닙니다. 컨셉만 놓고 보면 이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일반적인 소재이고, 21세기에 청화백자를 소재로 디자인한다는 것은 이 흔한 전통 소재를 어떻게 표현하느냐, 어떤 요소를 가미하고 변형하여 특별함을 부여하느냐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스타벅스 광복절 MD의 경우, 그것은 민화의 여러 장면을 재구성한 연못 풍경과 기하학적인 패턴으로서의 건곤감리 레이어링입니다. 
디자인 자체에 있어서는 ㄷ사와 스타벅스의 용기 형태, 일러스트레이션, 레이아웃, 기능 등등이 완전히 다르기에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기업을 단죄하기는 쉽죠. 그들은 얼굴은 없고 돈은 많으니까요. 하지만 그 기업 안에서 실제 디자인을 하는 것은 ㄷ사 대표님과 똑같이 자신의 프로젝트에 애착을 가지고 자랑스런 작업을 하고자 노력하는 개개인입니다. 
스타벅스 뒤에 숨어 찌그러져 있기에는 저도 “유감”스러워서 긴 글 적어 봤습니다. 
Independence Da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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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endence Day 2016

Merchandise design for the Starbucks Korea's Independence Day pro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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