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찾기 Project - Affordance Design
No.01 Basin Pop-up
디자인분야의 고전 서적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과 인간심리]는 그 명성에 걸맞게
현대 디자이너들에게 '어떤 디자인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의 서적에서 부터 시작된 어포던스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존경하는 일본 디자이너인 후카사와 나오토의 디자인 방법론과 연계된다.
오랜 기간 축적된 인간의 습관을 치밀하게 관찰해 디자인에 접목시키는 그의 작품은 사용자를 자기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세계로 끌여 들인다. 전혀 튀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삶속에 녹아든 이러한 디자인은 조용히 그 힘을 발휘한다.
본질 찾기 프로젝트는 어포던스 디자인 원리를 필두로 우리 삶속 깊숙히 침투해 있는 디자인들을 파헤쳐보고 그 본질을 끝까지 탐구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그 첫번째 작품으로 세면대의 팝업 디자인을 하였다.
세면대의 팝업은 흘려내려가는 물을 막거나 다 사용한 물을 내려보내기 위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을 아끼기 위해서 또는 더러운 물을 깨끗한 물로 교체하기 위함이다.
최근에는 버튼이 따로 없고 누르면 올라오는 디자인의 팝업을 자주 볼 수있다. 이러한 디자인은 사용자에게 아무런 단서(기표)도 주지 않은채 놓여있다. 이 디자인은 이러한 구조를 알고 있는 사람조차 당황하게 만든다.
이 점에 주목하여 나는 이 팝업 디자인에 자그마한 단서를 남기려고 했다. 바로 사람들에게 오랜기간 눈에 익혀온 미는 표시를 추가 한 것이다. 이 작은 파도모양의 단서는 이 팝업디자인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직관적인 팁을 줄 것이다.
그러나 이 디자인이 끝날때 쯤 나는 이 팝업의 설계 자체가 잘못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디자인은 깨끗히 씻은 손을 반드시 더러운 물 속에 다시 담궈서 눌러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비록 손을 씻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까지 도달하지 못하였지만 이러한 훈련이 언젠가는 사람을 닮은 디자인을 하는데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