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진을 찍는 대상은 시선을 사로잡는 힘이 있는 존재이다. 

시각적인 쾌락과 지적 탐구를 위한 도구로 사진만한 것이 없다. 
사진을 찍는 일이란 삶의 아름다운 순간을 담는 행위다.

사진가는 꽃이 가지고 있는 색채와 질감, 자연에서 오는 강한 존재감에서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된다.
이 때 꽃에 매료되는 맥락은 외적으로 완성된 미의 기준을 넘어서 
그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생명의 힘에 있다.

내게 호기심을 일게 하고 사진에 담고 싶다는 욕망을 일으키는 이유는 
“피어난 꽃”이 아닌 “피어나게 하는 힘"에 있다.

파울 클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술가는 완성된 형태보다 형태를 만들어 내는 힘에 더 큰 가치를 둔다.”

사진은 정지된 순간의 기록이다. 이미지 속에 정지된 대상은 
지금 우리에게 빛나던 생명력의 순간을 보여준다. 

영감을 안겨주는 생명의 힘은 정지된 이미지 안에서 존재하더라도 
시간의 흐름 속에 계속 이어지며 빛을 낸다.

그렇기에 나는 사진에 빛의 흐름을 기록한다. 내가 목격한 생명의 흐름이 이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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