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ghoon Park's profile

deadmau5 on Screen

Title | deadmau5 on Screen

Overview | 일렉트로니카 DJ deaedmau5의 곡을 시각화하여 그의 음악적 변화를 포착하고자 했습니다. deadmau5는 제가 처음으로 음악을 찾아 듣게 만들었던, 한때 최고로 좋아했던 아티스트입니다. 다만 그는 실험정신이 매우 강한 사람이고 이에 따라 음악적 스타일도 역동적으로 변해왔는데, 저는 이러한 변화가 그리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이때는 단순히 스타일이 바뀌어서라는 생각만 했다면 이번에는 그의 음악을 시각화하여 제 취향을 설명해줄 패턴을 찾아보자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골자였습니다.

Design | 전반적인 형태는 deadmau5의 상징인 마우스 헬멧의 형상을 차용했으며 머리 부분은 bass(20~100Hz), 왼쪽 귀는 mid(200~1000Hz), 오른쪽 귀는 treble(2000~10000Hz)을 나타냅니다. 각 부분은 다시 9개의 대역으로 나뉘며 중심부일수록 낮은 주파수, 바깥쪽일수록 높은 주파수를 나타냅니다. 원은 12시에서 시계방향으로, 매 순간 검출된 샘플들의 크기가 각 대역에 따라 화면에 그려집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실제 amplitude 값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인간의 귀가 인지하는 세기(loudness)로 변환하여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가령 20Hz의 소리는 1000Hz의 소리에 비해 수백 배는 커야 동일하게 들리는데, 물리량을 그대로 반영하면 인간이 인지하는 바와 시각화의 결과가 상충하기 때문입니다.

Contents | 제가 그의 음악에서 느낀 세 개의 국면이 실제 타임라인의 사건과 맞물려 구성되었습니다. 첫번째 국면은 데뷔 후 스타 반열에 들기까지입니다. 첫번째 앨범 <Get Scraped>를 제외하고 전부 두터우면서 일정한 bass가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첫번째 줄의 곡들을 보면 bass뿐만 아니라 mid, treble 전 대역에 걸쳐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때가 개인적으로는 가장 세련된 deadmau5의 소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번째 줄에 이르면 mid 부분에 점차 비정형적 패턴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Deep house와 electro house를 오가는 이 시기를 저는 첫번째 국면이라고 보았습니다.
두번째 국면부터는 EDM에서 일렉트로닉 전반으로 음악이 확장되기 시작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12년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EDM DJ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버튼 몇 개 누르는 게 다일 뿐이라며 혹평을 쏟아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그는 보다 풍성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추구하고자 했고 그렇게 그의 신곡들은 bass가 점점 약화되고 mid가 더 뚜렷해지는, 드럼(비트) 중심에서 노트(선율) 중심의 음악으로 변모하기 시작합니다. 왼쪽 두 곡을 보면 bass가 상당히 얇아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의 이런 곡들은 조금 조악하게 들립니다. 그러다 <while(1<2)>에 이르면 노트 중심의 음악에 다시금 드럼이 강조되고 나아가 첫번째 국면과 비슷하게 보이는 음악을 내놓게 됩니다. <Seeya>라는 곡을 보면 두텁고 일정한 베이스가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차이점은 BPM이 상당히 낮아졌는데(시각화에 BPM은 반영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저는 이 곡을 꽤 좋아합니다. 이처럼 두번째 국면은 EDM에서 electronic, electro pop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우울증에 의한 2년의 공백이 찾아옵니다. 이때 이후의 곡들을 저는 세번째 국면이라고 보았습니다. 첫번째 <Snowcone>을 보면 두텁고 일정한 bass에 일정하지 않은 mid를 얹은 모습이 선명하고, 나아가 <fn pig (ov)>는 bass가 거의 실종된 채 mid의 역동적인 변화가 두드러집니다. 실제로 음악을 들어보면 장르적 확장이 거의 indie에까지 미치는 느낌입니다. 그러다 <mau5ville> 시리즈에 이르면 다시금 첫번째 국면과 비슷하게 들리는 <Monophobia>, 그리고 bass를 많이 줄이고 mid를 더욱 강조하는 <Drama Free>가 동시에 등장합니다. 이처럼 최근의 deadmau5는 본연의 스타일로의 회귀를 향한 갈망과 indie에 준하는 실험을 향한 갈망이 공존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Reflection | 이번 시각화 작업을 통해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변화 양상이 bass에서 mid와 treble로 뚜렷하게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이 틀렸다는 점입니다. 물론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bass가 거듭 사라지는 경향을 띈다는 점은 예상대로지만 mid와 treble의 경우 그의 초기 스타일에서도 활발히 드러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treble은 되려 초기작에서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점이 조금은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은 제가 어떤 스타일의 EDM을 좋아하는지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여태껏 bass만 빠르게 쾅쾅 울리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비트의 일정한 반복이 제가 EDM에서 좋아하는 스타일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물론 두터운 bass가 받쳐주어야 함에는 틀림없지만 mid와 treble 또한 어느 정도 일정한 패턴을 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BPM은 크게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았는데, 속도는 느리지만 정형화된 패턴을 보이는 <Seeya>는 좋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mid의 다이나믹한 변화보다 일정한 비트의 반복이 제가 세련되다고 느끼는 EDM 스타일이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 음악적 취향을 한층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뜻깊은 작업이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교수님이 지적하셨듯 시각화의 originality가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음의 높낮이에 따라 원형으로 시각화하는 방식은 이미 C82의 비발디 프로젝트가 보여준 형태였습니다. 정말 지난 일주일 동안 밤새 새로운 방식을 찾기 위해 몰두했으나 유의미한 발견을 하지 못한 점이 무척 아쉽기만 합니다. 최종 포스터 작업을 하면서 문제의 원인에 대해 불현듯 든 생각은 라이브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이 많이 저해되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시간의 x축, 주파수의 y축, 그리고 순간순간 반영되는 소리라는 틀에 매여 다양한 시각화 방식을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만약 static csv로 접근했다면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더 연구해볼 생각입니다. 비록 시간의 문제로 이번 학기 안에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흥미를 느껴 향후 더 탐구할 주제가 생겼다는 점이 한편으로는 또 좋은 점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URL | https://drive.google.com/open?id=1GwKrwUwsc51GNlqh0ULxxrw53-Tw21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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